간단히 점심요기를 하고는 버스로
감람산 정상에 올라갔다. 해발 840미터로 예루살렘 성전산보다
한 80미터 더 높아 예루살렘이 한눈에 보인다. 위에서 걸어서
내려가면서 예수님의 사역지들을 둘러보기 위해서이다. 감람산(Mountain
of Olives)은 예루살렘 동쪽편에 있는 산이다. 이 산은 감람나무(Olive Tree) 가 많았기 때문에 감람산이라고 부른다. 감람산을
넘어 멀리 보이는 동편으로는 누런 광야지대이다. 예수님은 수시로 이산에 와서 기도하셨고, 쉬셨고, 제자들을 가르치셨다. 따라서
감람산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베이스 캠프였다. 감람산 정상은 예수님이 승천하신 곳이고, 길을 따라 10여 분 내려오면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신 곳이 나온다. 중턱쯤에 예수님이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하며 눈물을 흘리셨던 곳, 조금
더 내려오면 기드론 골짜기 가까운 곳에 잡히시던 밤에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기도를 했던 ‘겟세마네
동산'을 만난다. 그리고 예루살렘성의 미문으로 연결되는데
아쉽게도 미문은 닫혀있다.
감람산 정상에 작은 승천교회(Church of Ascension)가 있다. 그런데 이곳을 관리하는
주체는 무슬림이다. 사도행전 1:9~12에 예수께서 제자들을
이끌고 감람산 정상에 가셔서 축복을 하시고 승천하심을 기록하고 있다. 입장료를 받는 무슬림들에게 5세겔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교회안은 아무것도 없고 예수님이 승천하셨다는 발자국이 찍혀있다는 ‘승천 바윗돌’만을 볼 수 있다. 내
눈에는 발자국은 커녕 그저 하나의 움푹 파인 바위였다. 당연히 예수님이 승천 추진력이 필요하여 바위에
어떤 자국을 남기시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후세 사람들이 만들어낸 얘기일 뿐.. 이곳은 수많은 순례자들을 상대로 무슬림들의 돈벌이로 전락한 모습이다. 십자군
당시 이곳에 8각형의 작은 교회가 지어졌는데 예수님의 승천을 상징하여 천정을 만들지 않았었다고 한다. 후에 무슬림들은 이 교회 천정에 둥근 지붕(Dome)을 만들어 씌우고
메카를 향한 제단을 만들어 이것을 회교사원으로 변경시켰다. 그리고는 순례자들을 상대로 돈벌이로 이용을
하는 것이다. 나오면서 속은 기분이 들었다. 본전이 생각났다. 그러나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 보지 않았으면 너무 궁금하여 후회하였을 것이다.
아마 그러한 마음을 노린 것이리라.
거기서 한 10여분
걸어 내려오면 또 하나의 교회가 있다. 주기도문 교회(Church
of Pater Noster)이다. 주기도문이
시작되는
라틴
말을
따서
교회
이름을
지었다.
‘Pater Noster’라는 말은 '우리
아버지'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이곳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비롯하여
제자훈련을
시키셨던
곳이라고
전해
오는
곳이다.
초대교회
전승에
의하면
이 교회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4세기에
주기도문
장소를
기념해서
세웠다고
한다.
그 후 점령자가
바뀔
때마다
몇 번의
파괴와
재건축이
되었다가
현재의
건물은
19세기에 프랑스 건축가가
다시
설계
건축한
것이다.
예쁜
정원과
기둥과
벽으로
둘러싸인
멋진
안식장소이다. 교회의 벽면에는 히브리어로
시작된
최초의
주기도문이
십자군
당시
새겨진
이후
한글을
비롯해
현재
약
120여 개 언어로
쓰여진
세계각국의
주기도문이
새겨져
있다.
들어가면서
한글로
새겨진
주기도문을
하나
보았는데
나오면서
또 다른
하나의
한글
주기도문
판이
있어
비교해
보았더니
한국의
카톨릭과
기독교가
각각
하나씩
기증한
것을
따로
붙여놓은
것이었다.
이곳은 입장료가 7세겔이다.
거기서
걸어 내려오면 좌우로 돌무덤들이 보인다. 그런데 이 돌무덤들 위에 한국에 설악산에 가면 볼 수 있는
듯한 불교식 돌탑들이 만들어져 있다. 궁금하여 투어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이것이 살아있는 꽃이 흔하지 않은
중동식의 망자에 대한 예란다. 가족이나 친지들이 무덤을 방문할 때 조그만 돌들을 가지고 와서 왔다 갔다는
표시로 돌탑을 쌓아 놓는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었다. 이 무덤터는 서향으로 예루살렘성 동쪽의 미문을 바라보고 있다. 유대인들은
장차오실 메시야가 닫혀있는 미문을 여시면서 오신다고 믿는다. 기독교는 장차 재림하시는 예수님이 미문으로
예루살렘에 재림하실 때 이곳에 누워있던 망자들이 가장먼저 부활할 것이라는 구전을 믿는다. 이슬람도 장차
모하메드가 재림할 때 미문을 통과하여 예루살렘에 들어가면서 죽은 자들이 부활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이나
무슬림들에게 가장 묻히고 싶은 장지이고 수요가 많다 보니 이곳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장지가 되었단다. 한
사람 누울 자리의 가격이 미화 50만불 이라는 것이다.
그 장지의
길 건너편에는 ‘눈물교회’가 있다. 교회 이름은 라틴어로 ‘Dominus Flevit’인데 ‘주께서 우셨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 교회는 예수님이 감람산에 올라가 장차 파괴될 예루살렘 성을 보시면서 우신 곳이다고 믿어지는 곳에 5세기경 수도원이 처음 세워지고 현재 ‘프란시스코 수도원’이 자리잡고 있으며, 지금의 교회건물은 옛 교회의 잔해 위에 1955년 이탈리아의 건축가 안토니오 발루치 (Antonio Barluzzi)가
설계하여 완성한 교회로 지붕은 예수님이 눈물 흘리신 것을 상징하기 위해 눈물 모양을 하고 있다. 이
교회의 바닥 장식과 정문 위의 유리창의 십자가를 겹쳐서 보면 예루살렘의 한 건물이 보이는데, 바로 골고다 ‘성 무덤교회’가 보인다. 눈물교회를
설계한 ‘안토니오 발루치’는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이 십자가를
통해 골고다를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로 교회를 설계했다고 한다. 과연 안토니오 발루치가 성 무덤교회가
실지 골고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 교회의 설계가 어떻게 바꾸었을까? 궁금해 진다.
거기서 계속 골짜기까지 내려오면 기드론 골짜기가 되고 '겟세마네 동산 교회’가 있다. 겟세마네라는 뜻은 히브리어로 “garden of olive trees” 라고 한다. 예수님께서 로마병사들에게 끌려가시기 전날 밤에 이곳에서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셨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요한복음에는 이곳은 가끔 제자들과 모이시는 곳이므로 유다도 알고 있다고 기록되었다. 교회 정원에는 감람나무 100여 그루가 넘게 울창하게 들어차 있고 나무 사이에는 붉은 흙이 드러나 있다. 그 중 몇몇 그루는 천 년이 넘은 나무라고 한다. 따라서 장소는 맞을 것이다. 교회 건물은 세계 16개국의 모금으로 건축되었기 때문에 ‘만국 교회’(Church of All Nations) 라고도 불린다. 천장이 유달리 높고 넓은 교회당 안을 들어가면 전등불로 조명된 모자이크 벽화들이 아름답다. 교회당 전면에는 예수님이 엎드려 기도하셨다는 넓은 바위가 원형 그대로 보전되어 있고 순례자들은 그 바위에 엎드려 눈물짓는다. 그 뒤쪽 벽면에는 우리가 많이 보아온 예수님이 바위 위에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이 모자이크 벽화로 그려져 있다. 그날 밤 호텔방에 돌아와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이 기도하셨다는 성경기록을 찾아보니 마태와 마가복음에 바위라는 단어는 없고 흙 위에 엎드리셨다고 기록이 되어있다. 따라서 바위가 아니라 감람 나무들 사이의 붉은 흙 위에서 기도하셨을 것이다. 이 바위 역시 눈에 보이는 바위로 기념물을 삼으려는 후세 인간들이 만들어낸 창작물인 것이고 그러한 후세의 그림에 익숙한 우리가 속은 것이다. 이 바위가 이제는 근거 없이 거룩한 바위가 되어 순례자들이 붙잡고 눈물을 흘리는 곳이 된 것이다.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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