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 사랑 & 무조건적 감사
일전에 북한 탈북자를 위해서 수고하시는 한 목사님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북한을 사랑하고 섬겨야 한다고 하지만,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무조건적으로 받아 들이는 예수님의 사랑이 없이는 선교하기 힘들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의미는 이렇습니다. 1000명 이상의 북한동포들이 한국으로 그리고 제3국으로 탈북하는 것을 도왔는데, 그 중 단 한 사람도 찾아와서 '고맙다'라고 진심어린 감사를 표하는 사람을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목숨을 걸고 탈북을 시켰음에도 때로는 원망이나 오해를 받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합니다. 사명에 대해 힘을 잃거나 좌절할만도 한 상황이지요. 그러나 북한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면 그들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고 했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난 이들은 늘 국가로부터 받는 배급과 조달로 삽니다. 이 배급도 국가를 위해서 노동한 대가로 얻는 것입니다. 그리고 먹지 못하는 기근 상태에서는 누군가의 것을 빼앗거나 훔쳐서라도 먹어야만 삶을 연명할 수 있습니다. 감시와 눌림속에서 살면서 한 평생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는 받아 본 경험이 없는 그들은 탈북이라는 기회가 주어져도 그것이 누군가가 해 주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수고함에 대한 일시적인 감사는 있을 수 있지만, 막상 돌아서서 현실을 대하게 되면 '감사한 것' 보다는 '당연함'과 '경계'가 그들의 삶 언저리에 습관으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씁쓸하게도, 북한을 위한 목사의 사역을 듣고 성도들이 찾아와서 후원하고 헌금하는 모습들을 유심히 관찰하고서 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목사가 자신을 볼모로 돈을 받는구나…' 그리고 자신에게 돌아올 돈인데 목사가 가로챈다라고 오해를 하고, 그때부터는 생명의 은인을 돈을 갈취하는 원수로 삼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수년간 경험하면서 목사님이 깨달은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아무런 조건없이 주는 사랑, 바로 이것입니다. 원망과 시비가 있어도 그냥 받아 들이고 인정해 주는 “무조건의 사랑” 이것이 탈북자를 섬기고 이해하는 사역의 첫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이 준비가 되면, 탈북자를 섬길 때 돌아오는 수 많은 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한 구원을 값없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우리 역시 이 구원을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삶의 습관과 죄의 근성이 감사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는 “무조건적 감사의 삶”을 오늘도 살아내야 하겠습니다.
백성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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