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어느 한인 동포의 자살
화요일 오후였습니다. 한인회 회장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약 60대 정도의 남자 한인동포가 자살을 했는데 장례식을 치러 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지난번에 제가 기독교 연합회 회장을 할 때 시간을 내어서 이 땅에 아무런 연고가 없이 자살했던 어느 한인 여자동포 장례식을 치러줬던 것을 기억하고 저에게 전화를 한 것입니다.
저는 한인회장님께 이제 연합회 회장을 그만두었고 새로 된 임원 목사님들이 잘 도와주실 것 이라고 그들의 전화 번호를 가르쳐 드렸고, 나중에 확인해 보니 장례식을 무사히 마쳤다고 합니다.
한번씩 이런 전화를 받을 때 마다 무척이나 마음이 아픕니다. 먼 이국 땅에 비행기를 타고 올 때 아무도 이런 식으로 인생을 마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더 큰 꿈과 비전을 안고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민생활에 지치고 고달픈 인생들 주변으로 사람들은 오히려 더 떠나고, 홀로 외로이 남아 깊은 이민자의 고독과 아픔으로 몸부림 쳤을 것입니다.
이번에 자살을 하신 분도 그 연세에 동거하던 분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골프로 소일을 했지만 점점 더 사람들과의 관계가 멀어지면서 우울증으로 한동안 고생하다가 결국 자살을 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목사이기에 이런 일을 당하면 한번씩 생각해 봅니다. 교회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물론 교회들이 이런 모든 사람들을 다 방지할 수 없겠지만 교회 속에서 이런 사람들의 아픔과 나눔을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자살을 하는 사람이 생길 때 마다 왠지 모르는 목회자로서의 자책감 같은 것이 들곤 합니다.
인생의 황혼 길에 외로움에 몸부림 치는 고독한 인생들이 우리 주변에 있는지를 다시 한번 살펴 봅시다. 성탄절, 이날은 우리의 기쁨만을 추구하는 시간이 아닌 함께 기쁨을 나눌 자를 찾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노 정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