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 중에 드린 경건한 기도
130호 정영락 목사
한 두 주전에 새벽 기도를 하는데 병중에 고생하는 막내 삼촌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날 새벽에는 새벽기도회를 인도한 후에 막내 삼촌을 위해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삼촌의 병세와 안부를 물어보니 어머니께서 이야기 하시기를 어제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이번 주를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여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도록 하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어머님이 시집왔을 때 막내 삼촌은 초등학교6학년이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입학할 때 할머니가 가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삼촌은 어머니를 형수가 아닌 어머니와 같이 여기며 잘 지냈습니다. 그러던 삼촌이 병으로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었다는 말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가서 보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멀리서 기도만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금요일에 삼촌이 소천하셨습니다. 저는 숙모님과 사촌 동생과 통화를 했습니다. 어떻게 그 슬픔을 위로할 수 없었지만, 숙모님과 사촌동생은 잘 감당하고 있음을 전화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삼촌의 나이는 이제 6학년 5반입니다. 너무나도 젊습니다. 밤에 잠을 자다가 삼촌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릴 때 그분들의 결혼과 자녀 출생, 그리고 자녀들의 결혼과 은퇴의 삶을 내가 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마지막도 제가 보았습니다. 이때 다윗의 유언이 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게 되었노니” (왕상 2:1) 그렇습니다. 삼촌의 20대, 30대를 보았고, 삼촌의 40대 50대를 보았고, 이제 삼촌의 60대를 보면서 나도 이 길을 가고 있구나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나에게 남아 있는 시간을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모세는 시편 90:12절에서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던 것처럼 조용히 나의 남은 날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이 산 시간보다 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산 약 반 백년의 시간이 화살같이 지나갔는데 이제 남은 시간도 그렇게 지나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생각이 들자 더 이상 침대에서 잘 수 없어서 조용히 침대에 내려와서 겸허히 하나님께 기도 드렸습니다. “주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마지막에 후회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사랑하며, 거룩하게, 믿음으로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참으로 경건한 시간이었습니다. 성도님들도 이와 같은 기도를 한번 드려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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